2026년 연중25주일 성가 해설

575장 온 세상을 지으시고

우리 아버지 되시는 하느님

온 세상을 지으시고〈Warera no chichi naru〉는 제목 그대로 하느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부르며 그분의 돌보심과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일본어 찬송 전통에 속한 성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사자로 표시된 마쓰야마 다카요시는 일본 초기 개신교의 목사·성서 번역자이자 찬송가 번역과 창작의 선구자였습니다. 1846년에 태어나 1935년에 별세하기까지 그는 일본어 찬송의 형성과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신앙의 중심에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주님의 기도가 있습니다. 마태오복음 6장에서 예수께서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기도하도록 가르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나의’가 아니라 ‘우리의’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개인의 필요만을 하느님께 아뢰는 데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아버지의 자녀로 함께 서는 공동체의 기도가 됩니다. 로마서 8장이 성령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른다고 증언하는 것처럼, 이 호칭에는 친밀함과 신뢰뿐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라는 소명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 가사와 결합된 KEMPER는 Anna J. Morse가 만든 9.8.8.9 운율의 선율로, Hymnary에서는 1941년 작품으로 기록되며 E장조의 곡으로 분류됩니다. 흥미롭게도 이 선율은 영어권에서는 Jeremiah E. Rankin의 〈God Be with You Till We Meet Again〉과 결합되어 알려졌습니다. 그러므로 〈Warera no chichi naru〉와 영어 찬송은 같은 KEMPER 선율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가사는 서로 다른 작품이라는 점을 구별해야 합니다. 선율의 부드럽고 안정된 흐름은 축복과 신뢰, 하느님의 지속적인 돌보심을 노래하기에 잘 어울립니다. (Hymnary)

전례적으로는 하느님의 섭리와 가족으로서의 교회를 묵상하는 예배, 세례와 견진, 교회 공동체의 모임이나 파송에 어울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를 때, 교회는 각자 홀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으로 부름받은 공동체임을 고백합니다. 이 성가를 함께 부르는 것은 우리를 품으시는 하느님께 의지하는 동시에, 서로를 하느님의 자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겠다는 공동체의 기도가 됩니다.

359장 사랑이 가득하신 분

예수여, 온 영광을 받으시는 주님

사랑이 가득하신 분〈Jesus, Crowned with All Renown〉은 창조의 결실과 계절의 변화, 인간에게 주어진 풍요를 모두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며 감사와 책임을 함께 고백하는 성가입니다. 가사는 훗날 캔터베리 대주교가 된 에드워드 화이트 벤슨(Edward White Benson, 1829–1896)이 웰링턴 칼리지 교장으로 있던 1860년에 지었고, 그 학교의 찬송집에 처음 실렸습니다. 원래 첫 행은 “O throned, O crowned with all renown”이었으며, 오늘날 익숙한 “O Jesus, crowned with all renown”은 1863년에 나타난 수정형입니다. 이 찬송은 본래 공도재일(Rogation Days), 곧 구주승천일 전 3일 동안 땅의 결실과 인간의 노동, 창조세계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전례와 연결되어 사용되었습니다.

가사의 흐름은 매우 분명합니다. 첫째 부분에서는 건강과 재산, 한 해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선물로 고백합니다. 이어 서리와 더위, 바람과 이슬, 햇빛과 비가 알맞게 주어져 땅이 제때 열매 맺기를 청합니다. 그러나 노래는 풍성한 수확 자체를 목표로 삼지 않습니다. 마지막에는 그 결실로 가난한 이들을 먹이고, 우리가 받은 것을 다시 하느님께 돌려 드리며, 성부와 성령과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을 선포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감사가 곧 나눔과 책임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창조세계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는 성서적 신앙과 잘 맞닿아 있습니다. 시편은 비와 곡식과 열매를 주시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복음서는 받은 것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삶을 제자의 길로 제시합니다. 따라서 이 성가는 자연과 농사의 풍요를 단순히 축복으로 소비하지 않고,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하며 그 선물을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할 책임까지 함께 노래합니다.

선율 KINGSFOLD는 영국 전통 민요 계열의 곡조입니다. 1893년 English County Songs에도 수록되었고, Ralph Vaughan Williams가 Sussex의 Kingsfold 지역에서 이 선율을 접한 뒤 1906년 The English Hymnal에 찬송 선율로 소개하면서 KINGSFOLD라는 이름이 정착했습니다. 8.6.8.6 D 운율과 모달한 색채, AABA 형식의 균형 잡힌 구조는 소박하면서도 힘 있는 회중창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Vaughan Williams는 ‘작곡자’라기보다 전통 선율의 수집·편곡자라고 적는 편이 정확합니다.

전례적으로 이 성가는 공도재일Rogation Days, 추수감사, 창조절, 그리고 하느님의 섭리와 청지기직을 묵상하는 예배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교회가 이 성가를 부를 때 우리는 풍요를 단지 개인의 소유로 여기지 않고, 창조주께 받은 선물로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선물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며 창조세계를 돌보는 삶이야말로 감사의 기도가 실제 삶으로 이어지는 방식임을 다시 새기게 됩니다.

442장 오셔서 채우소서

오, 하느님의 아들이 당신을 품으시게 하라

오셔서 채우소서〈Spirit Song〉는 빈야드 운동의 지도자로 알려진 존 윔버(John Wimber, 1934–1997)가 1979년에 가사와 선율을 함께 만든 현대 예배찬송입니다. Hymnary와 여러 찬송집 자료는 이 작품의 저자와 작곡자를 모두 Wimber로 기록하며, 저작권도 1979년 Mercy/Vineyard Publishing으로 확인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1979년이 가사와 SPIRIT SONG 선율 모두에 해당하는 연도입니다. 오늘날 이 곡은 감리교, 성공회, 침례교 등 여러 교파의 찬송집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사는 먼저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의 임재 안에 자신을 맡기도록 초대하고, 이어 마음의 상처와 눈물을 주님께 내어놓으며 그분의 생명으로 새로워지기를 청하는 흐름을 가집니다. 후렴에서는 예수께서 당신의 백성을 채워 주시기를 반복하여 간구합니다. 따라서 이 노래에서 성령의 역사는 단순한 감정적 고양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상처 입은 사람이 치유되고 새로운 생명을 받아들이는 사건으로 묘사됩니다. 여러 찬송집이 이 곡을 성령, 치유, 위로, 그리스도의 현존, 제자도의 초대와 연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성서적으로는 예수의 세례 때 성령께서 내려오신 장면과 요한복음에서 약속되는 성령의 생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또한 에페소서 3장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뿌리내리고 충만해지는 삶, 마태오복음 11장의 지친 이들을 향한 예수의 초대도 이 성가의 기도와 잘 어울립니다. 성공회 계열의 Complete Anglican Hymns Old and New은 이 곡을 그리스도의 세례, 성찬, 세례와 관련된 전례 주제에 연결하고 있습니다.

SPIRIT SONG 선율은 9.7.11 D의 비교적 자유로운 운율과 D장조의 부드러운 흐름을 지닙니다. 1절에서는 조용히 권면하고 묵상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후렴에서는 예수의 이름을 반복하며 보다 직접적인 기도로 전환됩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독창적인 간증처럼 시작한 노래가 곧 회중 전체의 청원으로 확장됩니다. 음악적 화려함보다 반복과 긴 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님의 현존에 머물게 하는 것이 이 곡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전례적으로는 성령강림절, 세례와 견진, 치유예배, 성찬례 중 묵상, 피정이나 기도회에 잘 어울립니다. 이 성가를 부를 때 교회는 성령을 추상적인 능력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우리를 감싸고 상처를 치유하며 새 생명으로 채우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청합니다. 그래서 〈Spirit Song〉은 “더 강한 체험”을 요구하는 노래라기보다, 자신을 열어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의 위로를 받아들이도록 초대하는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591장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

영원하신 팔에 기대어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Leaning on the Everlasting Arms〉는 하느님의 변함없는 보호에 자신을 맡기는 신뢰의 복음찬송입니다. 가사는 엘리샤 A. 호프먼(Elisha A. Hoffman, 1839–1929)이 썼고, 선율은 앤서니 J. 쇼월터(Anthony J. Showalter, 1858–1924)가 작곡했습니다. 다만 탄생 과정은 조금 더 흥미롭습니다. 쇼월터가 배우자를 잃은 두 지인에게 위로의 편지를 쓰다가 신명기 33장 27절의 “영원하신 하느님이 너의 피난처시요, 그 아래 영원한 팔이 있도다”라는 말씀에서 착상을 얻어 선율과 후렴을 먼저 만들고, 호프먼에게 절 가사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곡은 1887년 The Glad Evangel for Revival, Camp, and Evangelistic Meetings에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가사의 중심 이미지는 제목 그대로 ‘영원하신 팔에 기대는 것’입니다. 첫 절은 그 품 안에서 누리는 친교와 기쁨, 평안을 노래하고, 둘째 절은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하느님의 팔에 의지할 때 길이 밝아진다고 고백합니다. 마지막 절에서는 두려움과 염려를 직접 질문한 뒤, 주님께서 가까이 계시므로 평안을 누린다고 응답합니다. 따라서 이 성가는 고난이 사라졌다고 말하기보다, 두려움보다 더 확실한 하느님의 보호가 있다는 믿음을 반복해서 고백합니다.

성서적 바탕은 무엇보다 신명기 33장 27절입니다. 광야의 긴 여정을 마친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백성의 피난처가 되시며 아래에서부터 붙들고 계신다는 약속입니다. 이 이미지는 시편에서 피난처와 반석이 되시는 하느님, 그리고 예수께서 지친 이들을 당신께로 초대하시는 복음의 말씀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기댄다’는 것은 수동적인 체념이 아니라, 자신의 안전과 미래를 하느님의 신실하심에 맡기는 믿음의 행위입니다.

선율 SHOWALTER는 10.9.10.9 운율에 후렴이 붙는 전형적인 복음찬송 형식이며, Hymnary는 A♭장조로 기록합니다. 절은 비교적 단순하게 진행하지만 후렴에서 ‘Leaning’이 반복되며 확신이 커집니다. 특히 합창에서는 긴 음 위에 다른 성부가 “Leaning on Jesus”를 반복하는 전통적 화성이 사용되어, 한 사람이 홀로 의지하는 이미지를 넘어 공동체 전체가 함께 그리스도께 기대는 효과를 냅니다.

전례적으로는 치유와 위로의 예배, 장례와 추모, 고난 가운데 드리는 기도, 신뢰와 섭리를 주제로 하는 연중시기에 잘 어울립니다. 이 성가를 부를 때 교회는 아무 일도 두렵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우리를 놓지 않으시는 하느님을 고백합니다. 믿음은 스스로 굳게 서는 힘이라기보다, 넘어질 때에도 아래에서 받쳐 주시는 ‘영원하신 팔’을 신뢰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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